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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편도절제술 후기 3탄(퇴원, 수술 1일차~4일차)

 

 

 

 

퇴원일

  • 퇴원이 잡힌 날의 새벽에는 수술 바늘을 빼주셔서 자유인이 되었다. 손등이 뻐근하긴 하지만 자유롭게 양치도 했고 세수도 했고 약 이틀간의 속박에서 벗어나 너무 신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 하나. 수술하고 난 직후부터는 목구멍에 태양이 있는 듯 아무것도 삼킬 수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그게 본인의 침이라고 할지언정) 바늘을 빼버린 이상, 여태까지 바늘로 강제 투여되었던 수액과 항생제와 진통제를 온전히 목구멍으로 느껴야 했다. 

 

  • 찬 유동식 + 동치미국물 + 소금의 환장할 식사가 마지막 아침 식사로 나왔지만 더 환장할 것은 앞으로 삼시세끼 챙겨 먹어야 할 가루약의 존재를 알아버린 것이었다... 그냥 입에 털어 넣어도 물에 녹여먹어도 당최 답이 없는 이 가루약. 목에는 달라붙고, 물은 안 넘어가고, 입은 쓰고의 미친 콜라보레이션이 지나가면 반쯤 녹초가 되어있다. 주사 바늘을 다시 꽂고 싶었다.(알약을 먹으면 아프기도 하고 목에 걸리니까 보통은 가루약으로 조제해주신다고는 하는데 가루약이라고 더 낫지는 않아 보였다. 흑흑)

 

 

 

 

  • 우당탕탕 아침밥을 먹고나면 상태 확인 차 여러 선생님들이 들르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수님 회진이 끝나면 간호사가 부를 때까지 무한 대기를 한다. 그동안 할 수 있는 일은 널부러두었던 짐들을 정리하고 병든 닭처럼 꾸벅이는 일. 최종적으로 담당 간호사에게 다음 외래 일정을 안내받으면 이젠 원무과에서 수납을 하고 병동으로 다시 찾아와 약을 받고 짐을 챙겨서 나갈 수 있다. 2박 3일의 우당탕탕 입원 소동의 끝.

 

 

 

 

수술 1일차 (통증 10중에 2)

지금 돌이켜보면 병원 약 기운이 남아있어서 그래도 살만한 상태.

공기 함량이 지극히 높은 목소리가 나고 통증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말을 할 수 있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차가운 미음, 차가운 물, 얼음, 아이스크림 정도.

의사 선생님이 푸딩, 카스테라, 요거트 같은 부드러운 음식 정도는 상태 봐서 먹어도 된다고 했지만 아무 생각이 없다.

식욕이 미친듯이 떨어짐.

자세를 잘못 잡으면 숨이 막히기 때문에 정자세보다는 옆으로 누워서 자게 된다.

 

 

 

 

수술 2일차 (통증 10중에 3)

분명 아무도 깨우는 이가 없는데 목구멍이 너무 아파 아침에 눈이 떠진다.

2일차부터는 그저 약을 먹기 위한 식사를 한다.(아이스크림 2스푼+약, 미음 조금+약...)

가끔씩 귀가 아파오지만 아직은 괜찮다.

 

 

 

 

수술 3일차 (통증 10중에 4)

모닝 통증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가습기를 켜두고 입을 다물고 자지만 고통은 줄어들 생각이 없다.

침을 삼키는 것이 어려워 무의식적으로 침을 줄줄 흘리면서 잔다.

 

 

 

 

수술 4일차 (통증 10중에 7)

미음이 지겨워져서 이것저것 도전을 한다.

하지만 돌고 돌아서 미음을 다시 먹게 된다.

아이스크림도 지겨워서 그저 얼음을 물고 있는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0일차에 이거 먹었는데 괜찮았어요! 저거 먹었는데 괜찮았어요! 는 되도록이면 믿지 말자.

지옥 체험을 할 수도 있다.(경험담)

목과 귀는 신경이 이어져있어서 아플 수도 있다고 하더니 이건 뭐 아픈 정도가 아니고 귀에서 손을 뗄 수가 없다.

아무것도 안했는데 눈물이 뚝뚝 뚝뚝 떨어지고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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